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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에도 축구를 계속하는 이유, 운동보다 사람이 좋았습니다

📑 목차

    한여름 땡볕에도, 추운 겨울에도 운동장으로 향합니다. 관악구 성보중학교에서 운동하는 난우FC 회원들과 축구를 하며 느낀 건강, 사람, 세대 간의 관계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운동이 더 소중해지는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더운데 왜 굳이 축구를 하느냐고 묻는다면

    여름 한낮의 운동장은 생각보다 훨씬 뜨겁습니다.

    인조잔디 위로 올라오는 열기까지 더해지면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릅니다.

     

    그런 날 축구복을 챙겨 입고 운동장을 뛰고 있으면 축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한마디씩 합니다.

    “이렇게 더운데 꼭 축구를 해야 해 ?”

     

    그런데 대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좋아하지 않는다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한여름 땡볕에 나와 땀을 뻘뻘 흘리며 공을 따라 뛰겠습니까 ?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출석을 확인하는 것도 아닙니다.

     

    몸이 힘들면 집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쉬는 것이 훨씬 편합니다.

    그런데도 주말 주일이 돌아오면 축구화를 챙깁니다.

     

    여름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비가 오고 눈이 내리는 계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운동장은 단순히 운동하는 장소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뜨거운 햇볕이 내려앉은 운동장 힘들어도 공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더위는 잠시 잊게 된다
    뜨거운 햇볕이 내려앉은 운동장 힘들어도 공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더위는 잠시 잊게 된다

    관악구 성보중학교에서 만나는 난우FC

    제가 함께 운동하는 난우FC(축구회)는 관악구 성보중학교에서 운동하는 생활축구 동호회입니다.

    20대부터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까지 약 105명의 회원이 함께합니다.

     

    나이도 다르고 직업도 다릅니다.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성격과 생각도 제각각입니다.

    평일에는 저마다 먹고사는 일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생활하다가 운동하는 날이 되면 축구라는 하나의 공통점으로 운동장에 모입니다.

     

    사람이 백 명을 넘으면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함께 운동하면서 느끼는 난우FC의 좋은 점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인간적인 분위기입니다.

     

    축구 실력만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선배와 후배가 어울리고  때로는 형님이 되고 동생이 되면서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팀이 다른 어느 팀 못지않게 사람 냄새가 나는 축구회라고 생각합니다.

    경기 사이 잠시 쉬어가는 시간 축구 이야기부터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도 동호회 운동의 즐거움이다.
    경기 사이 잠시 쉬어가는 시간 축구 이야기부터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도 동호회 운동의 즐거움이다.

    20대부터 70대까지  어디에서 이런 만남을 가질 수 있을까 ?

    난우FC에서 운동하면서 제가 특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세대를 뛰어넘는 만남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비슷한 연령대끼리 만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축구장에서는 다릅니다.

     

    30대의 아들뻘 회원과 60~70대 회원이 같은 공을 쫓습니다. 경기할 때는 나이를 잠시 잊습니다.

    “형님, 이쪽으로 주세요.” 

    “조금만 더 뛰어 ! ”

     

    서로 공을 주고받다 보면 스무 살  서른 살이라는 나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또 달라집니다.

     

    함께 식탁에 앉아 술잔도 부딪치고, 직장 이야기와 자식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눕니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축구를 하지 않았다면 어디에서 이렇게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까 ?

    30대와 70대가 같은 취미를 가지고 함께 땀 흘리고  같은 식탁에 앉아 웃을 수 있다는 것 !

     

    어쩌면 이것이 생활축구가 주는 아주 큰 선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연령도 직업도 다르지만 축구공 하나 앞에서는 같은 난우FC 회원이다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생활축구의 큰 매력이다
    연령도 직업도 다르지만 축구공 하나 앞에서는 같은 난우FC 회원이다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생활축구의 큰 매력이다

    젊었을 때의 축구와 지금의 축구는 조금 다릅니다

    저도 어려서 부터 운동을 했습니다.

    그때는 잘 뛰고 싶고, 이기고 싶고, 한 발이라도 더 빨리 공을 잡고 싶은 마음이 앞섰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운동을 바라보는 마음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앞으로 늙어갈 내 몸을 잘 돌봐야 한다는 생각이 더 큽니다.

     

    예전처럼 무조건 많이 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내 몸이 허락하는 만큼 움직이고, 땀을 흘리고, 다시 다음 주 운동장에 나올 수 있도록 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평일 동안 생활하다 보면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움츠러들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운동장에 나와 공을 따라 뛰다 보면 잡다했던 생각을 잠시 내려놓게 됩니다.

     

    공이 오면 받고  동료가 뛰면 패스하고  상대가 공격하면 막아야 합니다.

    그 순간만큼은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습니다.

     

    한바탕 뛰고 나서 땀에 젖은 유니폼을 갈아입을 때면 몸은 힘들어도 이상하게 마음은 가벼워집니다.

    저에게 축구는 이제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한 주 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움츠러든 마음을 털어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축구는 이제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한 주 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움츠러든 마음을 털어내는 시간저에게 축구는 이제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한 주 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움츠러든 마음을 털어내는 시간
    저에게 축구는 이제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한 주 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움츠러든 마음을 털어내는 시간

    축구를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계속하기 위해 몸을 돌봅니다

    여름 운동에서는 특히 욕심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전 몸을 생각하고 무리해서 뛸 필요는 없습니다.

     

    충분히 물을 마시고, 경기 사이에는 그늘에서 쉬고,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쉬어가는 것도 운동의 일부입니다.

    특히 폭염이 심한 날에는 운동 자체보다 몸 상태와 안전이 먼저입니다. 어지럽거나 두통, 메스꺼움, 심한 무기력감 같은 이상 신호가 느껴진다면 경기를 계속하기보다 바로 멈추고 시원한 곳에서 몸을 식히는 것이 우선입니다.

     

    오래 운동하려면 잘 뛰는 것만큼 잘 쉬는 법도 알아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이 말을 실감합니다.

    여름 축구에서는 쉬는 시간과 전달회의도 운동이고 다음 경기를 위해 물을 마시고 몸의 열을 식히며 잠시 호흡을 고른다
    여름 축구에서는 쉬는 시간과 전달회의도 운동이고 단합과 다음 경기를 위해 물을 마시고 몸의 열을 식히며 잠시 호흡을 고른다

    운동이 끝나도 우리의 축구는 끝나지 않습니다

    제가 난우FC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운동 후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두 달에 한 번꼴로 회원들이 함께 식사를 겸한 뒤풀이 자리를 갖습니다.

    운동장에서는 경기에 집중하느라 길게 이야기하지 못했던 회원들과  식사를 하고 한잔하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누가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집안에는 무슨 일이 있는지, 좋은 소식은 무엇인지 듣습니다.

    때로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도 얻습니다.

     

    축구라는 공통분모가 없었다면 만나기 어려웠을 사람들이 한 식탁에 앉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도 운동이 끝난 뒤 마음 맞는 회원들과 맛있는 집을 찾아다니는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얼마 전 찾아갔던 시흥 도창동 예당매운탕도 그런 시간 중 하나였습니다.

    운동장에서 실컷 뛰고 자동차에 나눠 타고 이동해 민물 섞어탕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맛있는 음식도 좋았지만 결국 오래 남는 것은 누구와 함께 먹었느냐였습니다.

    맛있는 음식도 좋았지만 결국 오래 남는 것은 누구와 함께 먹었느냐 였습니다 맛있는 음식도 좋았지만 결국 오래 남는 것은 누구와 함께 먹었느냐 였습니다
    맛있는 음식도 좋았지만 결국 오래 남는 것은 누구와 함께 먹었느냐였습니다.
    운동 후 함께하는 한 끼  운동장에서 못다 한 이야기가 식탁에서 이어지고 이런 시간이 회원들의 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만든다

    대회에 나가면 ‘우리 팀’이라는 마음은 더 커집니다

    평소 운동도 좋지만 대회가 열리는 날에는 분위기가 또 다릅니다.

    경기에 출전하는 사람뿐 아니라 응원하는 회원들도 함께 움직입니다.

     

    경기 결과도 중요하지만 한쪽에서는 응원하고, 경기를 마친 사람을 격려하고, 단체사진을 찍으며 하루를 보내다 보면 ‘내가 이 사람들과 같은 팀이구나’ 하는 느낌이 더욱 강해집니다.

    평소 주말 운동과 또 다른 설렘이 있는 대회 날 경기에 뛰는 회원과 응원하는 회원 모두가 난우FC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다.
    평소 주말 운동과 또 다른 설렘이 있는 대회 날 경기에 뛰는 회원과 응원하는 회원 모두가 난우FC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다.
    봄대회응원_20260601_.mp4
    2.58MB

    경기에 뛰는 회원과 응원하는 회원 모두가 난우FC라는 이름으로 하나

     

    사진으로는 다 담기 어려웠던 대회 날의 분위기   함께 뛰고 함께 응원하는 것도 우리 축구의 한 부분이다.

    비가 오고 눈이 와도 다시 운동장을 찾는 이유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합니다.

    비가 온다고 축구회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겨울이 왔다고 사람들이 서로 만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때로는 날씨 때문에 제대로 운동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날에도 회원들을 만나면 또 무언가 할 일이 생깁니다.

     

    이야기를 나누고, 밥을 먹고, 다음 운동을 기다립니다.

    아마 축구회에는 공을 차는 것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끈끈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사람일 수도 있고, 소속감일 수도 있고, 오랫동안 함께 쌓아온 추억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운 여름에도 우리는 운동장으로 향합니다.

    축구가 좋아 시작했고, 사람이 좋아 계속합니다

    누군가 다시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더운데 왜 아직도 축구를 하세요 ?”

     

    첫 번째 이유는 여전히 같습니다.

    축구가 좋기 때문입니다.

     

    좋지 않다면 이 더위에 누가 시키지도 않은 운동장을 자발적으로 뛰어다닐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축구를 해보니 이제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생겼습니다.

     

    사람이 좋습니다.

    같이 공을 차는 사람, 내가 실수해도 다시 공을 건네주는 사람,
    경기가 끝나면 수고했다고 등을 두드려주는 사람,


    그리고 운동이 끝난 뒤 같은 식탁에 앉아 술잔을 부딪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 !

    젊었을 때 축구가 공을 잘 차기 위한 운동이었다면 지금의 축구는 조금 다릅니다.

     

    건강을 지키고, 마음을 풀고, 사람을 만나고, 아직 내가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 주에도 축구화를 챙길 겁니다.

     

    더워도, 추워도 몸이 허락하는 한 운동장으로 나갈 생각입니다.

    축구가 좋아서 시작했고, 건강을 위해 뛰고 있으며  결국 사람이 좋아 계속하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더운데 왜 아직도 축구를 하세요 ?”
"축구가 좋기 때문 입니다 '
    “그렇게 더운데 왜 아직도 축구를 하세요 ?” "축구가 좋기 때문 입니다 "'
    "사람이 좋습니다 같이 공을 차는 사람 " "운동이 끝난 뒤 같은 식탁에 앉아 술잔을 부딪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

     

    여름을 잘 보낸다는 것이 꼭 시원한 곳에서 더위를 피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몸을 움직이고, 좋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한 계절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