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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생활축구 운동장으로 향한다.
한바탕 공을 차고 나면 몸은 지치지만 이상하게 입맛은 더 살아난다. 운동이 끝난 뒤 회원 몇 명과 함께 점심을 먹는 것도 주말 축구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평소처럼 가까운 식당에서 간단히 먹고 헤어지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오늘은 매운탕 먹으러 갑시다.” 누군가의 한마디에 목적지가 정해졌다.
바로 경기도 시흥시 도창동에 있는 예당매운탕이었다.

비가 올 듯 말 듯한 날, 이상하게 매운탕이 생각났다
그날은 날씨부터 매운탕과 잘 어울렸다.
하늘은 잔뜩 흐렸고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했다. 간간이 빗방울까지 떨어졌다.
이런 날에는 뜨겁게 끓는 국물 음식이 생각난다.
더구나 예당매운탕 이야기는 전부터 여러 번 들었다.
광명 소하리에 작업 현장을 두고 있는 선배님이 자주 찾는 집이었고 개인 운수업을 하는 후배 회원도 가끔 간다고 했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매운탕 맛이 다른 집하고는 좀 달라.”
처음에는 '매운탕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계속 맛있다고 하니 궁금해졌다.
마침 운동을 마친 시간은 오전 11시 40분쯤 자동차 두 대에 나눠 타고 식당으로 출발했다.
약 20여 분을 달렸을까. 드디어 예당매운탕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시흥 도창동에서 만난 오래된 매운탕집
건물 외벽을 뒤덮은 푸른 덩굴 사이로 큼지막하게 쓰인 '예당매운탕' 간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겉모습만 보면 화려한 신식 음식점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오랜 세월 한자리에서 음식을 해온 동네 맛집 같은 분위기다.
그런데 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식당 안은 이미 손님들로 빽빽했다. 입구에도 자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 사람들이 찾아오는 집은 역시 뭔가 있구나.'
우리도 대기표를 받았다. 대기번호 5번
시간을 보니 12시 20분쯤이었다. 금방 들어갈 줄 알았는데 기다림은 생각보다 길었다.
그리고 오후 1시 5분쯤이 되어서야 우리 차례가 돌아왔다.
거의 45분을 기다린 셈이다. 배도 고팠지만 오히려 기대는 더 커졌다.


8명이 두 테이블에 앉아 주문한 '섞어탕'
회원 8명이 두 테이블로 나눠 앉았다. 이날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섞어탕에 민물참게 추가
메뉴판을 보니 이곳에는 섞어탕을 비롯해 메기매운탕, 빠가매운탕, 민물새우탕, 어탕국수 등이 있었다.
하지만 처음 온 집에서는 역시 여러 가지 민물고기가 들어가는 섞어탕을 맛보고 싶었다.
잠시 후 커다란 냄비가 테이블 가운데 놓였다.
처음에는 푸짐하게 올라간 채소가 눈에 들어왔는데 불을 올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자 냄비 안에서 변화가 시작됐다.
보글보글, 보글보글 국물이 끓으면서 매콤한 냄새가 테이블 주위로 퍼졌다.
운동하고 난 뒤라 배가 고팠던 탓도 있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두 냄비만 바라보게 된다.
국물이 제대로 끓기 시작하자 민물고기와 채소가 어우러지고 국물은 점점 진해졌다.
첫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
그제야 선배와 후배가 왜 이곳 이야기를 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매운탕 맛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달라졌다
민물매운탕은 잘못 끓이면 흙냄새나 비린 향 때문에 호불호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이날 먹은 매운탕은 국물부터 달랐다.
칼칼하면서도 진하고 얼큰하지만 자극적인 매운맛만 남지 않았다.
무엇보다 국물에 민물고기와 채소의 맛이 충분히 우러나 있었다.
민물참게까지 넣으니 국물 맛이 한층 더 깊어진 느낌이었다.
국물 한 숟가락 먹고 고기 한 점 먹고 다시 국물을 찾게 된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말수가 줄어든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면 흔히 생기는 일이다.
냄비에서는 계속 김이 올라오고 앞접시는 금세 비었다.
처음에 했던 생각 '매운탕 맛이 다 비슷하지 않을까 ?'
그 생각은 이날 접어두기로 했다.
소문난 집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

음식 맛에 친절까지 더해지니 기분이 좋았다
맛집을 다니다 보면 음식은 훌륭한데 서비스 때문에 아쉬운 경우도 있다.
반대로 음식은 평범하지만 친절해서 다시 찾고 싶은 곳도 있다.
예당매운탕은 이날 두 가지 모두 좋은 인상을 받았다.
바쁜 시간인데도 여종업원들이 친절하게 응대해 주었고, 특히 남자 사장님의 친절한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손님이 몰리는 점심시간이라 정신없을 법한데도 편안하게 대해주었다.
결국 식당에서 느끼는 맛은 음식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맛있는 음식에 사람의 친절함까지 더해지면 한 끼의 기억이 훨씬 좋아진다.

운동 뒤 막걸리 한잔, 음식보다 오래 남는 시간
매운탕이 한창 끓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막걸리도 등장했다.
막걸리와 찹쌀생주를 잔에 따랐다.
운동장에서 함께 뛰던 사람들이 이제는 한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잔과 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오늘 운동하느라 고생했습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같이 운동합시다.”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좋다.
일주일에 한 번 운동장에서 만나 공을 차고 운동이 끝나면 함께 밥을 먹으며 세상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나이가 들수록 이런 시간이 꽤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날 점심은 단순한 맛집 방문만은 아니었다.
매운탕 한 냄비를 가운데 놓고 회원들 사이의 정까지 함께 끓였던 시간이었다고 해야 할까.


마지막 국수사리가 진짜 별미였다
매운탕을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이날은 여기서 끝내면 안 됐다.
남아 있는 진한 국물에 수제비와 국수사리를 넣었다.
국수가 국물을 빨아들이면서 다시 한번 보글보글 끓는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리니 뜨거운 김이 따라 올라온다.
한 젓가락 먹어보니 또 다른 음식이 됐다.
이건 매운탕을 먹은 뒤 즐기는 어탕국수라고 해야겠다.
이미 배가 제법 찼는데도 젓가락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다.
이럴 때는 점잖은 표현보다 우리가 평소 쓰는 말이 더 정확하다.
“이야, 이거 맛이 죽이네.”
왜 사람들이 마지막에 국수사리를 넣어 먹는지 알 것 같았다.
진하게 우러난 매운탕 국물을 국수가 고스란히 품고 있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긴 기다림도 잊게 만든 한 끼
식사를 마치고 보니 처음 기다렸던 45분이 별로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에는 누구와 다시 올까?'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매운탕을 좋아하는 지인들이 몇 명 떠올랐다.
다음에는 그 사람들과 다시 와서 섞어탕을 먹어봐야겠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바로 헤어지지 않고 밖에 앉아 과자도 하나씩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운동으로 시작했던 일요일 오전이 어느새 푸짐한 점심과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로 채워졌다.
맛집이라는 것이 꼭 화려하고 비싼 음식을 내는 곳만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 같다.
먹고 난 뒤 '누군가를 데리고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
내게는 그런 집이 진짜 맛집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흥 도창동 예당매운탕은 다시 찾고 싶은 곳 하나로 기억해 두게 됐다.


직접 다녀온 예당매운탕 한눈에 정리
상호: 예당매운탕
위치: 경기 시흥시 수인로 2780 1층
지번: 시흥시 도창동 127-9
대표 메뉴: 섞어탕, 빠가매운탕, 메기매운탕, 민물새우탕, 어탕국수 등
이날 먹은 메뉴: 섞어탕 + 민물참게 + 수제비·국수사리
방문: 일요일 점심
대기: 12시 20분경 대기번호 5번 → 오후 1시 5분경 입장
함께한 인원: 생활축구 회원 8명
※ 메뉴와 가격, 영업시간 등은 방문 시점이나 식당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확인하는 것을 권한다.


내가 느낀 예당매운탕의 매력
굳이 세 가지를 꼽는다면 이렇다.
첫째, 진하고 칼칼한 민물매운탕 국물
민물고기 특유의 맛은 살리면서 국물 자체가 진해 계속 손이 갔다.
둘째, 수제비와 국수사리까지 이어지는 맛
매운탕을 먹고 난 국물에 국수를 넣으니 마지막까지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셋째,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이라는 것
커다란 냄비 하나를 가운데 놓고 여럿이 둘러앉아 먹는 매운탕은 혼자 먹는 음식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그래서 이 집은 개인적으로 비 오는 날, 운동 후 모임, 친구나 지인들과의 점심 한 끼에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글을 마치며
아침에는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고, 점심에는 뜨거운 매운탕 냄비를 가운데 놓고 회원들과 술잔을 부딪혔다.
밖에는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흐린 하늘
안에서는 매운탕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돌아보면 특별한 계획을 세워 만든 하루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하루가 오히려 오래 기억에 남는다.
좋은 사람들과 운동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리고 한 가지는 확실하다.
다음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면, 나는 또 이 집의 보글보글 끓던 매운탕 냄비를 떠올릴 것 같다.
경기도 시흥시 도창동 예당매운탕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생활축구 운동을 마친 회원 8명이 섞어탕에 민물참게를 넣어 먹고 수제비와 국수사리까지 즐긴 후기입니다.
일요일 점심 대기부터 매운탕 맛과 식당 분위기까지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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