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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가을 라이프 아카이브 ⑨ | 토요일은 서천, 일요일은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산정호수에서 만난 가을

essamba329 2026. 10. 31. 11:58

 

비 내린 서천 다음 날, 맑아진 하늘 아래 난곡동 선후배들과 함께한 가을 나들이

 

비 내린 서천 여행 다음 날, 난곡동에서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선후배들과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포천 산정호수를 찾았습니다. 아침 출발부터 한우 점심, 호숫가 막걸리 한잔, 난곡동에서의 마무리까지 60대의 가을 하루를 기록합니다.

 

 

1. 비 내린 서천 다음 날, 하늘이 선물한 철원의 가을

가을이 깊어가는 10월의 마지막 주말 !

토요일에는 서천으로, 일요일에는 철원과 포천으로 이어지는 이틀간의 나들이 일정이 잡혀 있었습니다.

 

토요일 서천에서는 비를 만났습니다. 가을 나들이에서 비는 반가운 손님만은 아닙니다. 준비한 일정이 걱정되고, 걸음도 조심스러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은 달랐습니다.

일요일 철원으로 향하는 길에는 파란 하늘이 열리고, 하얀 구름이 넓게 펼쳐졌습니다.

불과 하루 사이에 이렇게 다른 가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어제는 비 내리는 가을이었다면, 오늘은 구름과 햇살이 함께하는 가을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네 60대의 일상도 이와 비슷합니다.

 

걱정스러운 날이 있는가 하면, 뜻밖에 마음이 환해지는 날도 있습니다.

이번 일요일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비 내린 토요일과 달리 맑게 열린 일요일 아침, 철원으로 떠나는 가을 나들이. 비 내린 토요일과 달리 맑게 열린 일요일 아침, 철원으로 떠나는 가을 나들이.
 비 내린 토요일과 달리 맑게 열린 일요일 아침, 철원으로 떠나는 가을 나들이.

2. 난곡동에서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사람들

이번 나들이가 더욱 뜻깊었던 것은 함께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서울 관악구 난곡동에서 오랜 세월 생활하며 인연을 이어온 사람들입니다.

 

기수별로 선배와 후배가 있고,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회원들도 있습니다.

살아온 세월만큼 서로를 잘 알고,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동네에서 만나던 사람들이 어느덧 60대 70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각자의 생활환경도 달라지고,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더해졌지만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마음만큼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일도 좋지만,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이번 친목 나들이는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는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오랫동안 같은 동네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함께 웃으며 가을 하루를 보내는 자리였습니다.

난곡동에서 오랜 세월 생활하며 인연을 이어온 사람들
오랫동안 같은 동네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함께 웃으며 가을 하루를 보내는 자리
난곡동에서 오랜 세월 생활하며 인연을 이어온 사람들
난곡동에서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사람들

3. 전기밥솥 뜸 들이느라 10분 늦은 출발

여행을 떠나는 아침부터 작은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남은가족 아침밥을 챙겨 놓고 나서다 보니 약속한 시간보다 7분 정도 늦고 말았습니다.

 

여럿이 함께 움직이는 단체 나들이에서 시간 약속은 중요합니다. 버스에 기다리고 있을 회원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서둘러 도착하면서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반갑게 맞아주는 회원들의 모습을 보니 긴장했던 마음이 조금 풀렸습니다.

물론 늦은 것은 미안한 일이지만, 이런 작은 일에도 서로 이해해 주고 반겨주는 것이 오랜 모임의 정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젊을 때는 여행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누구와 함께 출발하느냐가 더 중요해지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조금 부산스러웠던 아침을 뒤로하고 버스는 가을 길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누구와 함께 출발하느냐가 더 중요해지는 나이
누구와 함께 출발하느냐가 더 중요해지는 나이

4. 한강을 건너며 시작된 하늘 구경

버스가 난곡동을 떠나 한강을 건너고, 북쪽으로 향할수록 차창 밖 풍경이 달라졌습니다.

서울의 익숙한 건물들이 멀어지고, 넓은 하늘과 산자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엇보다 이날은 구름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파란 하늘을 바탕으로 하얀 구름이 층층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치면서 같은 산도 순간순간 다른 색으로 보였습니다.

 

신북 톨게이트를 지나며 바라본 가을 풍경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했습니다.

관광지에 도착하기 전인데도 이미 마음은 가을 속으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여행은 목적지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버스에 올라 반가운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는 순간부터 여행은 시작됩니다.

한강을 건너 북쪽으로 향하는 길, 차창 밖에 펼쳐진 가을 하늘한강을 건너 북쪽으로 향하는 길, 차창 밖에 펼쳐진 가을 하늘
한강을 건너 북쪽으로 향하는 길, 차창 밖에 펼쳐진 가을 하늘

5. 한탄강 주상절리길, 하늘과 협곡 사이를 걷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 가운데 하나는 철원의 한탄강 주상절리길이었습니다.

한탄강 일대는 강물이 오랜 세월 만들어 낸 협곡과 독특한 암석 풍경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여러번 다녀왔지만 특히 주상절리길은 절벽과 강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곳이어서, 가을 나들이 장소로 인상적입니다.

출렁다리와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길에서는 발아래로 펼쳐지는 협곡과 주변 산자락이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평소 산길을 걸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산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과 달리, 이곳에서는 절벽 가까이에서 강과 바위, 하늘을 함께 바라보게 됩니다.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풍경이 달라지고, 고개를 들면 가을 하늘이, 아래를 보면 깊은 협곡이 눈에 들어옵니다.

무엇보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걷는 길이어서 좋았습니다.

 

앞서 걷는 사람을 기다려 주고, 좋은 풍경이 나오면 서로 사진을 찍어 주는 모습에서 오랜 선후배의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을 여행의 추억은 멋진 경치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풍경 속에 함께 서 있던 사람들의 모습까지 남아야 비로소 오래 기억되는 것 같습니다.

한탄강의 깊은 협곡과 가을 산자락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주상절리길한탄강의 깊은 협곡과 가을 산자락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주상절리길.
한탄강의 깊은 협곡과 가을 산자락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주상절리길
출렁다리 또는 절벽길을 걷는 가을 풍경을 바라보며 함께 걸었던 난곡동 선후배들출렁다리 또는 절벽길을 걷는 가을 풍경을 바라보며 함께 걸었던 난곡동 선후배들
출렁다리 또는 절벽길을 걷는 가을 풍경을 바라보며 함께 걸었던 난곡동 선후배들

6. 주상절리도 식후경, 한우 등심으로 즐거운 점심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하고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가 고파집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날만큼은 '주상절리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점심은 한우를 먹는 시간이었습니다.

식당에 들어서니 진열장에는 먹음직스러운 소고기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자 한우 등심과 여러 반찬이 식탁에 올라왔습니다.

불판 위에 고기를 올리고 익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시작됐습니다.

 

물론 좋은 고기도 반갑지만, 여러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는 분위기가 더 좋았습니다.

이쪽 테이블에서는 웃음소리가 들리고, 저쪽에서는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끼리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여행지에서 먹는 음식은 집에서 먹을 때와 맛이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많이 걸어서 배가 고팠기 때문일 수도 있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더 맛있게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가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준 철원 한우 점심.가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준 철원 한우 점심.
가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준 철원 한우 점심.
 눈으로 먼저 맛본 한우, 불판 위에 올리기 전부터 먹음직스러웠던 등심. 눈으로 먼저 맛본 한우, 불판 위에 올리기 전부터 먹음직스러웠던 등심.
 눈으로 먼저 맛본 한우, 불판 위에 올리기 전부터 먹음직스러웠던 등심.
맛있는 음식에 반가운 이야기까지 더해진 점심시간.맛있는 음식에 반가운 이야기까지 더해진 점심시간.
맛있는 음식에 반가운 이야기까지 더해진 점심시간.

7. 산정호수와 막걸리 한잔, 선후배의 정을 나누다

점심을 마친 뒤에는 포천 산정호수로 향했습니다.

산정호수에 도착하니 철원에서 보았던 가을과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호수를 둘러싼 산자락과 물 위에 비치는 하늘, 가을빛으로 변해가는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마침 산정호수 주변에는 명성산 억새꽃축제를 알리는 장식도 남아 있어 가을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를 바라보니 계절이 어느새 깊은 가을로 들어섰음을 실감했습니다.

산정호수에서 만난 명성산의 가을, 억새 장식이 계절의 분위기를 더했다.
산정호수에서 만난 명성산의 가을, 억새 장식이 계절의 분위기를 더했다.

호숫가에서는 회원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습니다.

뒤로는 산이 펼쳐지고, 앞에는 산정호수가 놓인 풍경 속에서 나란히 서니 여행의 즐거움이 사진 한 장에 담기는 듯했습니다.

 

사진을 찍는 순간에는 그저 즐겁지만, 몇 해가 지나 다시 꺼내 보면 그때 함께했던 사람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산정호수를 배경으로 남긴 가을의 한 장면, 오랜 선후배들과 함께.산정호수를 배경으로 남긴 가을의 한 장면, 오랜 선후배들과 함께.
산정호수를 배경으로 남긴 가을의 한 장면, 오랜 선후배들과 함께.

산정호수에서의 시간은 모두가 똑같은 방식으로 보내지는 않았습니다.

여성 회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호수 주변의 가을을 즐기고, 남성 회원들은 주변 음식점에 자리를 잡고 막걸리 한잔을 곁들이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소박한 식탁에 둘러앉아 주고받는 이야기가 참 정겨웠습니다.

특별한 주제가 없어도 괜찮았습니다.

 

오래된 동네 이야기, 지나간 시절의 추억, 서로의 안부만으로도 웃음이 이어졌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많았다면, 이제는 그저 건강한 얼굴로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해집니다.

구름과 산, 잔잔한 호수가 어우러진 포천 산정호수의 가을구름과 산, 잔잔한 호수가 어우러진 포천 산정호수의 가을
구름과 산, 잔잔한 호수가 어우러진 포천 산정호수의 가을
산정호수의 가을을 배경으로 이어진 소박한 막걸리 한잔과 선후배의 정산정호수의 가을을 배경으로 이어진 소박한 막걸리 한잔과 선후배의 정
산정호수의 가을을 배경으로 이어진 소박한 막걸리 한잔과 선후배의 정

8. 다시 난곡동으로, 청기와 감자탕집에서 하루를 마무리

산정호수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향했습니다.

아침에 출발할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었습니다.

 

하루 동안 여러 곳을 둘러보고, 오랜 사람들과 함께 웃고 걸었으니 몸에는 조금 피로가 쌓였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붉게 물든 저녁 하늘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구름 사이로 번지는 붉은빛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차창 밖 풍경을 그냥 지나치기 아쉬웠습니다.

아침에는 파란 하늘이 여행을 반겨주더니, 저녁에는 붉은 노을이 하루를 배웅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철원과 포천의 가을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하루의 끝을 물들인 노을철원과 포천의 가을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하루의 끝을 물들인 노을
철원과 포천의 가을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하루의 끝을 물들인 노을

난곡동으로 돌아온 뒤에는 청기와 감자탕집에서 마지막으로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아침부터 이어진 긴 일정이었지만, 헤어지기 전에 다시 한 번 얼굴을 마주하고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멀리 떠났다가 결국 익숙한 동네로 돌아와 마무리하는 여행.

그것이 이번 친목 나들이의 또 다른 의미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철원 한탄강의 웅장한 협곡도 좋았고, 산정호수의 아름다운 풍경도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나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함께 웃었던 사람들의 얼굴입니다.

 

우리가 오랜 세월 살아온 난곡동이라는 동네가 단순히 집이 있는 곳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곳에는 함께 세월을 보낸 사람들이 있고, 다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인연들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철원 한탄강의 웅장한 협곡도 좋았고, 산정호수의 아름다운 풍경도 기억에 남습니다.철원 한탄강의 웅장한 협곡도 좋았고, 산정호수의 아름다운 풍경도 기억에 남습니다.
철원 한탄강의 웅장한 협곡도 좋았고, 산정호수의 아름다운 풍경도 기억에 남습니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순담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드르니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순담, 드르니

♣  라이프 튜너 이쌈바의 한 줄 기록

오늘도 직접 살아보고 기록했습니다.

토요일에는 비 내리는 서천을 만났고, 일요일에는 맑은 하늘 아래 철원 한탄강과 포천 산정호수의 가을을 만났습니다.

 

이틀 사이 날씨는 달랐지만, 그 안에서 얻은 소중한 기억은 모두 가을의 한 페이지가 되었습니다.

60대의 하루를 직접 살아가며 느낀 작은 변화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기록하겠습니다.

라이프 튜너 이쌈바는 건강, 생활, 여행, 그리고 사람과 함께하는 소중한 일상을 한 편 한 편 진심을 담아 기록해 가겠습니다.

♣  오늘의 한 줄

“가을 풍경은 눈에 담고, 오랜 인연은 마음에 담았습니다. 60대의 여행은 어디를 갔느냐보다 누구와 함께했느냐가 더 오래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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