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가을 라이프 아카이브 ⑧ 비가 와도 좋았습니다, 장항 송림숲과 신성리 갈대밭에서 보낸 가을 하루
미성동 방위협의회 단합대회, 우산 아래서 더 가까워진 사람들 / 미성동으로 돌아와, 감자탕 한 그릇으로 단합대회를 마무리하다
2026년 10월 24일, 서울 관악구 미성동 방위협의회 단합대회로 충남 서천 장항 송림숲과 스카이워크, 신성리 갈대밭을 다녀왔습니다. 정안휴게소부터 시작된 가을비, 우산을 쓰고 걸었던 소나무 숲길, 한우 점심식사와 회원들의 건배, 서울로 돌아와 감자탕으로 마무리한 하루까지 직접 경험한 가을 여행 이야기입니다.
가을 야유회, 날씨는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가을이면 여기저기서 단합대회와 야유회 소식이 들려옵니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가정사가 겹쳐 마음 편히 외출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오랫동안 함께해 온 지역 단체의 행사인 만큼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회원들과 가을 하루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지난 10월 24일 토요일, 미성동 방위협의회 단합대회가 있었습니다.
목적지는 충남 서천의 장항 송림숲과 금강변 신성리 갈대밭 !
오전 7시 30분, 옛 미성동 주민센터 앞에서 관광버스에 올랐습니다.
서울 관악구를 출발할 때만 해도 하늘은 흐렸지만 비가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가을 여행하기에 날씨가 조금 아쉽기는 해도 이 정도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공주 정안휴게소에 도착해 잠시 쉬는 동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다시 버스가 달릴 때는 차창 밖으로 굵은 빗줄기가 보였습니다.
'아이고, 오늘 가을 구경은 비 구경이 되겠구나.'
누구랄 것도 없이 걱정스러운 표정이었습니다.
우산을 챙겨 온 회원도 있었지만, 준비하지 못한 회원이 더 많았습니다.
결국 총무가 나섰습니다. 편의점 한 곳에서 우산을 사는 것으로는 모자라 두 곳을 들러 남아 있는 우산을 거의 모두 구입해 회원들에게 나눠 주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비에 당황스러웠지만, 회원들을 챙기는 모습에서 단체 여행의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 내리는 장항 송림숲, 맥문동 꽃 대신 푸른 숲을 만났습니다
장항 송림숲에 도착했을 때는 우산 없이는 걷기 어려울 만큼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울창한 소나무 숲과 그 아래 넓게 자라는 맥문동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맥문동 꽃이 한창 피는 시기에는 보랏빛 꽃물결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우리가 찾은 10월 하순에는 꽃철이 이미 지나 있었습니다.
대신 소나무 아래를 촘촘하게 덮은 짙푸른 맥문동 잎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곧게 뻗은 소나무 사이로 우산을 쓴 회원들이 하나둘 걸어갔습니다.
비에 젖은 산책로는 미끄럽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지만, 젖은 소나무 껍질과 푸른 숲이 어우러진 풍경은 맑은 날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쾌청한 가을 하늘 아래 여유롭게 산책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다고 이미 떠나온 여행을 포기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우산을 조금 더 단단히 붙잡고 회원들과 발걸음을 맞췄습니다.
숲길에서 만난 맥문동 시비도 잠시 발길을 멈추게 했습니다.
꽃이 없는 계절이었지만, 숲이 지닌 이야기는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가을 여행은 꼭 단풍이나 꽃이 절정이어야만 좋은 것은 아닌가 봅니다.




장항 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본 흐린 서해
송림숲을 걷고 나서는 장항 스카이워크로 향했습니다.
기벌포해전전망대라는 이름도 함께 쓰이는 곳입니다.
소나무 숲 위로 이어지는 전망 시설을 따라 걸어가니 서쪽으로 바다가 펼쳐졌습니다.
비구름이 낮게 깔린 하늘과 잿빛 바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작은 섬들!
맑은 날의 푸른 바다를 기대했던 마음에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흐린 날의 서해는 그 나름대로 차분한 풍경이었습니다.
바닷가를 내려다보며 회원들과 기념사진도 남겼습니다.
비를 피하려고 우산을 들었다 내렸다 하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조금은 부산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사진을 다시 보면 그날의 비까지 함께 기억날 것 같습니다.
전망대에서 오래 머물기에는 날씨가 좋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회원들의 마음은 한곳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점심식사 장소였습니다.
'이런 날은 따뜻한 음식에 소주 한잔이 생각나지.'
누가 먼저 말하지 않아도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가을 경치를 더 보고 싶은 마음보다 따뜻한 식당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순간이었습니다.




한우 점심식사, '방협!' 건배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점심식사 장소는 서천의 갈숲한우마을 정육식당이었습니다.
빗속에서 송림숲과 스카이워크를 걸은 뒤라 식당에 들어서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회원들이 자리를 잡고 음식이 차려지자 여행의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습니다.
한우를 곁들인 점심식사에 술잔이 오가고,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날 단합대회의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 준 순간은 회장의 건배사였습니다.
"미성동 방위협의회 발전을 위하여!" 이어 회원들이 한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방협!"
짧지만 우렁찬 외침이 식당 안을 채웠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며 알고 지낸 사람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밖에서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식당 안의 분위기는 따뜻했습니다.
그날의 단합대회는 좋은 날씨가 아니라 함께한 사람들이 만들어 주고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금강변 신성리 갈대밭으로
점심식사를 마친 뒤 오후 일정은 신성리 갈대밭이었습니다.
서천 신성리 갈대밭은 금강변을 따라 갈대가 넓게 펼쳐진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을이면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날은 오후가 되어도 비가 그칠 기미가 없었습니다.
갈대밭에 도착하니 하늘은 여전히 흐렸고, 길과 갈대는 비에 젖어 있었습니다.
갈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황금빛 갈대가 햇살에 반짝이는 장면을 기대했다면 조금 아쉬울 수 있는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비를 맞은 갈대도 나름의 운치가 있었습니다.
바람과 비를 견디며 서 있는 갈대들을 보면서 계절이 깊어 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갈대밭의 안내판을 살펴보고, 전망 시설 아래에서 잠시 비를 피하기도 했습니다.
이곳이 과거 금강 하구의 교통과 생활에서 중요한 장소였다는 설명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엇보다 사진으로 남긴 갈대밭의 풍경은 그날의 날씨를 그대로 보여 주었습니다.
일부러 맑은 날처럼 꾸밀 필요도 없었습니다.
비가 왔던 여행은 비가 왔던 모습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사진 추천: 20번 갈대밭 표지석, 22번 갈대밭 설명판, 23번 갈대 사이 산책길, 24번 전망 시설 아래 회원들, 25번 갈대밭 안내도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에서도 단합대회는 계속됐습니다
오후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비 때문에 이동이 쉽지 않았던 하루였지만, 회원들의 표정에는 여행을 마쳤다는 홀가분함이 있었습니다.
버스 안에서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이어지고 술잔이 오갔습니다.
함께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처음 출발할 때보다 서로 편해진 모습이었습니다.
어느새 버스는 아침에 출발했던 미성동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곧바로 헤어지기는 아쉬웠습니다.
결국 회원들은 미성동의 청기와 뼈다귀감자탕집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뜨끈한 감자탕이 상에 오르자 긴 하루의 피로가 조금씩 풀리는 듯했습니다.
마지막 술잔도 부딪치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다만 저는 다음 날에도 향우회 여행 일정이 잡혀 있었습니다.
토요일 하루를 신나게 보냈다고 일요일 일정까지 무리할 수는 없었습니다.
술잔은 적당히 조절하고, 다음 날을 생각하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60대 후반이 되니 모임을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일의 체력까지 생각하는 절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날씨는 아쉬웠지만 사람은 좋았습니다
이번 서천 단합대회는 처음 기대했던 가을 여행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맑은 하늘도, 따뜻한 햇살도, 여유로운 가을 산책도 없었습니다.
우산을 구하느라 편의점 두 곳을 들러야 했고, 송림숲과 스카이워크에서는 비를 맞지 않으려고 발걸음을 재촉하기도 했습니다.
신성리 갈대밭에서도 마음껏 가을 풍경을 즐기기에는 날씨가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하루를 돌아보니 이상하게도 불편했던 기억보다 즐거웠던 장면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우산을 나눠 주던 총무의 수고, 소나무 숲길을 함께 걷던 회원들의 뒷모습, 전망대에서 찍은 단체사진, 식당 안에 울려 퍼진 '방협!' 건배 소리, 그리고 서울에 돌아와 마지막으로 나눈 감자탕 한 그릇!
결국 여행에서 오래 남는 것은 날씨보다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가정사로 마음이 무거웠던 시간도 있었지만, 이날만큼은 회원들과 웃고 이야기하며 잠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가을이 깊어 가는 10월의 어느 토요일!
비는 하루 종일 내렸지만, 함께한 사람들의 정까지 적시지는 못했습니다.


♣ 라이프 튜너 이쌈바의 한 줄 기록
오늘도 직접 살아보고 기록했습니다.
60대의 하루를 직접 살아가며 느낀 작은 변화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기록하겠습니다.
라이프 튜너 이쌈바는 건강, 생활, 여행, 그리고 사람과 함께하는 소중한 일상을 한 편 한 편 진심을 담아 기록해 가겠습니다.
♣ 오늘의 한 줄
좋은 여행은 날씨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한 사람들이 완성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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