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을 보내며 알게 된 것, 60대의 여름은 무리하지 않되 멈추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여름이 시작될 때만 해도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집 안에서 빨래 냄새를 줄이는 방법부터 냉장고 정리, 음식 보관, 에어컨과 전기요금 같은 생활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모기가 생기지 않게 하는 방법, 더운 날 물을 어떻게 마시는지, 잠 못 이루는 여름밤을 어떻게 보내는지 같은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글 속에 제 하루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텃밭에 물을 주고, 출근길 숲길을 걷고, 주말이면 축구장으로 향했습니다.
때로는 친구들과 산을 찾았고, 입맛 없는 날에는 오이무침과 오이지, 노각 같은 여름 반찬을 직접 요리하여 먹었습니다. 복날이면 삼계탕을 끓이고, 민물매운탕이나 추어탕 같은 음식도 찾았습니다.
하나씩 놓고 보면 별것 아닌 평범한 일상입니다.
그런데 한여름을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이 평범한 하루들이 바로 내가 여름을 견디고 살아가는 방법이었습니다.


60대의 여름은 젊었을 때와 달랐습니다
젊었을 때 여름은 그냥 더운 계절이었습니다.
더우면 땀을 흘리면 됐고 힘들어도 하루 자고 일어나면 다시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여름을 대하는 마음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폭염이 계속되는 날이면 몸부터 살펴보게 되고 밖으로 나갈 때는 물 한 병을 먼저 챙깁니다.
무조건 참는 것이 건강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더위를 핑계로 집 안에만 있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찾은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방법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한낮이 뜨거우면 조금 일찍 움직이고 걷는 속도를 낮추고 그늘을 찾아 걷습니다.
힘들면 쉬었다 가고 목이 마르기 전에 물을 마십니다.
60대의 여름은 젊었을 때처럼 더위를 이겨내는 계절이 아니라 내 몸에 맞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계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밥상도 계절을 따라가면 됩니다
이번 여름 글을 쓰면서 새삼 느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 집 밥상도 누가 정해놓은 것이 아닌데 계절을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봄이면 상추쌈이 올라오고 날이 더워지면 오이무침이 등장합니다. 한여름에는 오이지와 노각이 자주 밥상에 오르고 감자와 호박, 두부를 넣은 찌개도 빠지지 않습니다.
초복·중복·말복을 지나면서 삼계탕 같은 보양음식을 찾고 때로는 밖으로 나가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것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보니 제철 음식을 먹고, 입맛에 맞는 반찬으로 밥 한 끼 잘 먹는 것도 여름 건강을 지키는 생활습관이었습니다.
거창한 건강식보다 오늘 밥 한 끼를 맛있게 먹는 것 !
60대를 살아가보니 그것도 참 중요합니다.



운동도 이제 기록이나 경쟁 때문이 아닙니다
저에게 걷기와 축구 산행은 여름에도 계속되는 일상입니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무조건 많이 하고 빨리 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는 않습니다.
축구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더운 여름 땡볕 아래에서 땀을 흘리면서도 운동장에 나가는 이유는 누가 시켜서가 아닙니다.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난우FC 회원들과 함께 공을 차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좋기 때문입니다.
30대부터 70대까지 서로 다른 세대가 한 운동장에서 뛰고, 운동이 끝난 뒤에는 함께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세상 이야기를 나눕니다.
나이가 들수록 운동 자체만큼이나 사람을 만나는 일이 건강에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산행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때는 남보다 빨리 올라가 먼저 내려오는 것이 잘하는 산행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함께 간 사람들과 보조를 맞춰 걷고, 힘들면 쉬면서 물도 마시고 간식도 나눠 먹습니다.
정상을 밟는 것도 좋지만 함께 출발한 사람들과 즐겁게 내려오는 것이 더 좋은 산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계속할 수 있는 만큼'이었습니다
이번 여름을 기록하면서 제 생활을 가만히 들여다봤습니다.
걷기도 하고 축구도 하고 산에도 갑니다.
텃밭에 물도 주고 계절 음식을 챙겨 먹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특별한 비법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공통점은 하나였습니다.
무리하지 않으면서 계속하는 것 !
하루 만 보를 채우지 못했다고 조급해할 필요도 없고, 산 정상에 누구보다 빨리 올라갈 이유도 없습니다.
축구장에서 젊은 사람처럼 뛰지 못한다고 속상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늘 내 몸이 허락하는 만큼 움직이고, 내일 다시 움직일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저에게 60대의 건강은 이제 얼마나 많이 했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이어갈 수 있느냐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에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25편을 쓰면서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결론도 하나 생겼습니다.
처음 여름 생활시리즈를 시작할 때는 건강이나 생활습관 이야기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글을 하나씩 쓰다 보니 계속 사람이 등장했습니다.
축구장에는 함께 뛰는 회원들이 있었고, 산에는 함께 걷는 친구와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사람이 있었고 여행을 떠났을 때도 사람이 있었습니다.
혼자 걸을 때조차 그 길 끝에는 가족과 일상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결국 건강하게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몸만 관리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관계를 오래 지키는 일도 건강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60대의 여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누군가 저에게 이제 이렇게 묻는다면
60대의 여름은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습니까 ?
저는 거창한 답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잘 먹고 물 잘 마시고 조금이라도 움직이고 너무 더우면 쉬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좋은 사람을 자주 만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보태고 싶습니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자 !
젊었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지 말고 오늘의 몸에 맞춰 하루를 조율하는 것입니다.
더운 날에는 속도를 낮추고 힘든 날에는 쉬어가고 괜찮은 날에는 조금 더 걸어보는 것 !
저에게는 그것이 60대가 여름을 살아가는 방법이 되었습니다.

여름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잘 지나가는 것
올여름도 참 더웠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더위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아침 텃밭에 물을 주며 바라본 채소가 있었고 숲길을 걸으며 맞았던 바람이 있었습니다.
축구장에서 함께 땀 흘린 사람들이 있었고 산길에서 친구들과 나눈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입맛 없던 날 밥맛을 되찾아준 여름 반찬도 있었고 운동을 마친 뒤 함께 먹었던 한 끼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여름을 굳이 이겨내야 하는 계절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잘 먹고 잘 쉬고 조금씩 움직이고 사람들과 웃으며 무사히 잘 지나가면 되는 계절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한 계절을 잘 보내고 나면 우리에게는 또 다음 계절이 찾아옵니다.
저 역시 앞으로도 거창한 목표보다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하나씩 이어가려 합니다.
무리하지 않되 멈추지 않는 것 !
올여름 25편의 기록을 마치며 제가 얻은 가장 큰 답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 라이프 튜너 이쌈바의 한 줄 기록
오늘도 직접 살아보고 기록했습니다.
60대의 하루를 직접 살아가며 느낀 작은 변화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기록하겠습니다.
라이프 튜너 이쌈바는 건강, 생활, 여행, 그리고 사람과 함께하는 소중한 일상을 한 편 한 편 진심을 담아 기록해 가겠습니다.


▶ 오늘의 한 줄
여름을 잘 산다는 것은 더위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의 속도로 사람들과 함께 한 계절을 잘 지나가는 일입니다.

